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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디를 가나 금값이 이슈다. 이달에만 금값은 10% 이상 상승했고 골드바의 1g 가격은 전년 대비 70% 가까이 폭등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점은 안전자산인 금에 관해 소비자 수요가 커지는 사이에 금보다 더 높은 광풍을 휘몰아친 독특한 자산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른바 안보 테마주인 한화그룹 주식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1월20일(현지 시각)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및 만찬 무도회에 참석해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소통했다. ⓒ한화그룹 제공 1억대출


육지-하늘-바다로 확장한 한화의 방산 체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그의 취임식 연설문이다.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정책은 세금 감면, 규제 완화, 관세 인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A4 6장 분량의 연설문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 국경 봉쇄 청약 2순위조건 , 보호무역주의, 제국주의 관점의 선택적 개입 외교 등을 강조했다.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를 동시에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그의 발언은 역설적으로 한화그룹의 잠재력을 한층 더 부각시켰다.
재계 7위 대기업집단 한화그룹은 대중에게 브랜드로 친숙하지만 그룹의 사업 영역을 자세히 알고 있는 이는 생각보다 드물다. 사업 포트폴리오 대부분이 조선, 청약 2순위조건 우주, 방위사업 등 B2B(기업 간 거래)와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개 안보를 정부의 역할로만 인식하지만, 한화그룹 역시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으로 이어지는 금융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김 회장의 장남이자 유력 후계자인 김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기간 동관 부회장은 방산 밸류체인 완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2023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시점부터 한화그룹은 한국판 록히드마틴 모델을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테크윈, 두산DST,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육지·하늘·바다 전방위로 방산 밸류체인을 완성한 이유다.
한화오션 주가는 올해 들어 107% 이상 급등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세례 속 보험설계사 월급 에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조선업에 관해선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가 선박 MRO(유지·보수·정비)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후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의 MRO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까지 인수했다.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로 미국의 함대 물량 수주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 2년 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K방산의 위력을 발휘하겠다고 언급한 한화그룹의 약속은 허언이 아니었다. 트럼프 2기의 방위비 증액 요구는 항공우주 분야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가치마저 끌어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K9 자주포 등 한국 방산 제품의 수출 가능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한화그룹 제공


한화의 외교력·협상력 시험대에 올라
김동관 부회장은 과거부터 방위산업(방산)에 높은 관심을 두었다. 그는 평소에도 식량과 에너지, 방산 물자 분야에 관해 핵심 역량을 구축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독립국가로 생존할 수 있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해 왔다. 미국의 조선 건조 및 정비를 공략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점, 육지·하늘·바다로 이어지는 방산 밸류체인을 완성한 점 등에서 한화그룹의 주가 상승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 모른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양자컴퓨터 분야는 첨단기술 개발자와 실리콘밸리가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지만 에너지와 방위산업은 글로벌 패권국가의 지도자가 변화의 흐름을 결정한다. 러-우 전쟁에서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을 진행한 점, 트럼프 정부가 조선업 분야에 관해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자마자 한화그룹 전 계열사의 주가가 실적과 상관없이 들썩거린 점은 방위산업의 독특한 특징이다.
결국, 한화그룹의 성장을 보려면 첨단기술 변화보다 세계 최강국 미국 정부의 방위산업에 관한 말 한마디, 외교안보의 정책적 방향성을 읽는 게 필요하다. 올 초, 상위 10대 증권사가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뽑은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트럼프 2기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살펴보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쏟아낸 외교안보 발언을 살펴보면 한화그룹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국제 분쟁 개입 최소화, 가장 강력한 미군의 역량 구축, 다자 협력이 아닌 패권을 보유한 강대국 간 양자 협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대놓고 외교안보에 관해 미국 우선주의 관점의 강경 발언을 내놓자 유럽은 한목소리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역시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넘어 외교안보로 확대된 지 오래다.
참고로, 무기 수출국 순위에서 미국은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협박성 발언으로 유럽은 무기 구매 대체재를 탐색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무기 수출국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하며 점유율 2%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가장 급속한 증가율을 보였다. 러-우 전쟁에서 위기를 느낀 폴란드가 K2 전차를 긴급 구매한 것은 한화에 호재로 작용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내놓은 2023년 기준 세계 100대 방위 기업을 살펴보면, 한화는 매출액 기준 24위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한화보다 더 높은 기업은 없다. 한화는 미국 해군 함정의 MRO 수주, 필리조선소 인수로 최강국 미국에 근거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무기 수입 대체재를 찾는 유럽에도 적합한 대체재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선박 건조 능력 상실도 장기적으로 한화로선 반가운 일이다.
한국은 2027년까지 방산 수출 점유율 5%,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이란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기술력 못지않게 한화그룹의 외교력, 협상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