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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지. 자신과는 신경도 일어서는 것인가. 는 글쎄요.지난해 11월 18일 대구중심을 흐르는 신천 도청교 부근 강바닥에 쇠백로 수십마리가 군집을 이뤄 먹이를 찾고 있다. 이재기 기자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 대구 시가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신천은 물닭과 댕기흰죽지, 알락오리, 논병아리 같은 겨울철새들 사이로 쇠백로와 중대백로, 왜가리들까지 무리 지어 먹이활동에 나서면서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쇠백로와 왜가리 등은 겨울에는 북상하고 여름에는 남하하는 여름철새로 알려져 있지만 10여년 전부터는 대구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텃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내가 대구의 백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지난해 6월 하순쯤. 6월 24일 후배와 예정된 사금융대환대출이란 점심약속 장소 였던 대구시 창조경제센터(대구시 북구)의 J 양식당으로 가던 중 휘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잣나무 처럼 잎이 뾰족한 침엽수 부근에서 요란한 새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커억' '카악' '고아~과~'…
워낙 소란스러워 그 나무 아래로 갔더니 나무 위에 놓인 수십개 둥지 위에는 새 하얀 백로들이 소복히 앉아서 알을 품고 있었 새내기 직장인 다. 줄잡아 20~30마리는 될 것 같았다.



대구 북구 창조경제센터 내 히말라야시다 위에 둥지를 튼 채 겨울을 나고 있는 왜가리. 지난 2월 21일은 기온이 영하 5도 내외까지 떨어져 추위가 절정이었다. 번식기 이들의 울음 소리 때문에 나뭇가지를 잘라냈지만 백로들은 떠나지 파산신청방법 않고 있다. 이재기 기자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백로가 화제에 올랐다. 주위에서 다 들릴 만큼 시끄럽게 울어대니 자연스럽게 백로 얘기를 하게 된 것. "도심의 나무위에 백로떼가 둥지를 틀고 살다니 너무 신기하다. 언제 기사로도 한번 다뤄야 겠어", "선배, 지역 기자들이 이미 몇 차례 쓴 적이 있는 주 휴대폰연체자 제예요. 저도 그런 생각으로 기사를 써보려고 했었는데 이미 출고된 기사들이 보이더라구요"
둥지를 틀어 놓은 나무가 워낙 높아 주변 아파트에 들어가서 백로떼 전체가 보이는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막상 주민들의 동의를 얻더라도 스마트폰 촬영으로 선명한 화질의 사진을 얻기는 무리다 싶어 다음을 기약했다.
"여름철 밤낮 없이 우 손상차손환입 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주위에 사는 주민들의 불편이 큰 모양이에요" 뒤에 알게된 일이지만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으로 "시끄럽다"는 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잇따라서 백로들의 거주지인 침엽수는 하나같이 잔 가지가 잘려져 나가 '몽둥이' 비슷한 몰골을 하게 된 것이다.



지난 2월 21일 대구 창조경제센터 히말라야시다 나뭇가지 위와 사이사이로 왜가리들이 보인다. 이재기 기자


천연기념물인 백로를 포획할 수도 없고 주민들의 불편을 무시할 수도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나무의 가지를 잘라버리면 새들이 오지 못할 것으로 여겨 가지들을 싹둑 잘라낸 것으로 추정된다. 백로들이 떼지어 번식하는 창조경제센터의 그 나무들을 직접 보면 외형이 앙상한 수준이다.
하지만 백로와 왜가리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백로 서식지를 첫 방문한 지 8달 뒤인 지난 2월 21일(2025년) 다시 창조경제센터에 있는 J양식당을 찾았다. 북극한파가 몰아쳐 한주 내내 대구는 영하 6,7도에 이르는 맹추위와 차가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날씨를 보였다.
매일 신천 부근을 지나다니면서 백로들이 겨울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구살이를 이어가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과연 둥지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를 갖고 백로들의 집이 있는 히말라야시다로 다가갔다. 대구지역 백로들의 행적을 취재하면서 서식지인 나무 이름을 정확히 알게 됐다.
강가로 가서 먹이활동을 마친 새 십여마리가 둥지에 앉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10미터 내외의 높은 둥지에 앉은 백로와 왜가리의 머리끝 깃털이 바람에 세차게 나부끼고 있었다.
백로들은 간간이 '고아~ 과-' 소리를 내며 추위를 견디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나무 아래로는 백로들이 배설한 하얀색 배설물들이 반복적으로 쌓여 바닥 전체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놓은 듯 했다.
대학로를 사이에 두고 경북대에서 신천까지는 약 400~500m 거리. 오가는 길 매일 백로를 보고 가끔은 신천변에서 수영하는 수달을 목격하는 것도 '뚜벅이 출퇴근'의 재미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쟤들이 왜 추운데서 고생하면서 버티고 있을까? 백로는 분명 여름철새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월 19일 대구시 신천동로 변 신천 가장자리의 웅덩이에서 먹이활동 중인 쇠백로떼. 정면의 그늘진 구멍은 빗물과 하수를 모아 신천으로 보내는 수로. 이재기 기자


한국의 대표 조류학자로 알려진 박희천 교수를 수소문해 인터뷰를 하게 됐다. 박 교수는 경북대 생물학과의 명예교수로 있으며 요즘도 왕성하게 조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백로가 겨울에 이동하지 않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큰 원인이다. 겨울에도 머무는 현상은 금호강 수계와 형산강 등에서 관찰되는데 겨울철에 추워서 견디기 힘들지만 남쪽으로 가서 죽느니 추워도 머물자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신천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쇠백로는 백로 중 몸집이 가장 작아서 추위를 많이 타지만 겨울철에도 온도가 높아져 따뜻한 날이 많아졌고, 변화된 온도에 적응했다는 것이다. 신천에서 발견되는 백로떼의 개체 수는 80~100마리, 많을 때는 200마리의 군집도 발견되고 겨울철에는 무리를 이뤄 추위를 피한다.



지난 2월 25일 신천 경대교 바로 아랫부분에서 추위도 잊은 채 먹이를 찾고 있는 쇠백로. 멀리서 망원렌즈로 당겼다. 이재기 기자


박 교수는 "백로들이 뭉치는 현상이 나타는 해가 있고 안 나타나는 해가 있다. 초가을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올해처럼 북극의 찬고기압(븍극진동)이 몰려오는 시기에는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반적 추위 때에는 흩어져서 서식하는데, 몹시 추워지기 시작하면 뭉쳐 체온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전기줄 위 새들이 옹기종기 붙어 앉는 것과 같은 이치란다.
신천과 경산의 남천, 금호강은 전통적으로 백로들이 남북으로 이동할 때 오가는 길목이었다. 대구시 북구 무태동 부근 금호강과 신천의 합류지점에서 신천의 상류인 가창면을 거쳐 청도의 팔조령에 이르는 루트는 백로들이 가을과 봄철 남북으로 이동하는 경로였다. 하지만, 백로가 텃새화 한 요즘은 그 일대가 백로들의 일상 서식지가 된 것이다.



지난 2월 12일 함박눈이 내린 뒤 한파가 몰아쳤지만 경산시 남천에서 먹이활동 중인 백로떼. 몸집이 큰 어미와 작은 새끼가 동시에 보인다. 가을철 번식이 끝나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재기 기자


백로들이 철마다 이동하던 시절에는 봄~늦가을까지 한국에 머물다가 겨울철에는 따뜻한 필리핀과 타이완, 중국 하이난, 인도네시아로 가서 겨울을 난다. 다시 북상하는 것은 북반구 아열대지방의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가 번식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기온과 습도가 너무 높으면 알이 썩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백로떼가 대구에서 텃새화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 건 10여년 전이다. 산업화와 무분별한 개발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했지만 10년전부터는 철새들의 생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백로 서식지로는 팔현리와 수성구 상수도가압장(수성도서관 뒤편), 그리고 창조경제센터 등이다.



대구시 북구 경북대 캠퍼스내 일청담 연못에서 쉬고 있는 왜가리가 외발로 서 있다. 이재기 기자


3곳은 모두 신천과 가까워 먹이활동이 쉽고 번식하기에 적절한 수종이 자라는 곳이다. 백로들은 히말라야시다와 금강송 나무 등의 침엽수에 둥지를 짓고 알을 낳는다. 창조경제센터 번식지는 신천을 기준으로 조금 더 상류지역에 해당하는 동인아파트에 있던 히말라야시다가 잘려지는 바람에 일부개체가 이동해 온 것이라고 한다.
대구의 하천 일대가 백로의 서식지가 되고 이들의 존재로 인해 생태계는 한층 풍성해졌지만 온난화가 그 원인이라는 지적은 지구생태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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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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