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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 그 모양은 말도 것 만들어진 짧으신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노먼 린지가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린 ‘마법 푸딩’(The Magic Pudding, 1918)은 1986년 금성출판사가 ‘마법의 푸딩’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한 이래 40년 가까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책이다. 코알라 버닙 블루검이 집을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곧 빌 바나클이라는 선원과 샘 소노프라는 펭귄을 만나 동행하게 되는데, 이들은 앨버트라는 푸딩을 데리고 있다.
그렇다. 그들은 이 푸딩을 ‘데리고’ 있는 것이다. 심술궂고 수다스러운 앨버트는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 않으며, 언제든 휘파람을 두 번 불고서 쟁반을 돌리기만 하면 사과 푸딩, 고기 푸딩, 건포도 푸딩 등 원하는 맛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존재다. 이런 신통한 보물을 탐내는 자들이 없을 리 없다. 앨버트를 훔치기로 작심한 2인조 푸딩 도둑, 주머니쥐와 오소리는 끈질기게 푸딩을 탈취(혹은 납치)하려는 시도를 한다. 블루검과 친구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이들로부터 앨버트를 지키고 되찾는 모험은 작품의 줄거리를 이룬다.
하지만 줄거리를 아는 것만으론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마법 푸딩’의 참맛은 한번 접하면 좀처럼 잊히지 않는 장난기 넘치는 노래와 영리한 재담, 그리고 익살스러운 삽화에 있기 때문이다. ‘황금 나침반’으로 영국 최고 권위의 청소년문학상인 카네기 메달을 받은 작가 필립 풀먼은 이 작품을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그림책”이라 평하며 말한다. “나는 50년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웃었고, 오늘 아침에도 또 읽으면서 전과 다름없이 웃었다. 왜 재미있는지 설명하려고 애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책의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서도 웃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도 그들을 도와줄 수 없다.”
1946년생인 풀먼의 어린 시절, 전쟁을 갓 벗어난 영국엔 먹거리가 썩 풍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 푸딩 이야기가 당시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쉽사리 사로잡았을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마법 푸딩’이 소년 풀먼에게 선사했을 웃음과 매혹의 씨앗은 후에 그의 작품들로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푸딩이 멋진 이야기들을 낳았으니, 과연 마법 푸딩이라 부를 만하지 않은가.